증권
국민연금, KB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반대"
입력 2018-03-21 20:42 
국민연금이 KB금융지주 노조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선임 반대 결정을 내렸다. 아울러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 안건에 대해서는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슈퍼 주총데이를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연임과 노동이사제 등 금융계 '빅 이슈'에 대해 각 지주사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잇따라 입장을 내놓으면서 일반 주주들 표심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국민연금은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위원장 황인태 중앙대 교수)를 열고 KB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안건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심의했다"며 "KB금융지주의 권순원 사외이사 후보(숙명여대 교수) 선임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번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가 KB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상 주주제안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가 불분명하고, 적정 비율의 사외이사 구성이라는 의결권 지침의 취지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권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이미 노동 전문가인 사외이사가 선임돼 있어 불필요한 중복을 막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이미 8명이나 포진해 있는 사외이사 규모를 감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국내 금융권에서 첫 노동이사제 도입 사례가 될 수 있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KB금융지주의 지분 9.53%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보인 데다 외국인 주주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 역시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선임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관련해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고 '중립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 의결권이란 다른 주주의 찬반 투표 비율을 의안 결의에 그대로 적용하는 투표 방식이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김 회장의 3연임 안건에 '반대' 권고 의견을 낸 반면 ISS는 '찬성'을 권고해 국내외 자문사 의견이 엇갈린 상태다. 해당 안건에 대해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중립 의견을 표하면서 23일 주총 막바지까지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날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통해 삼성물산의 일부 이사 후보와 감사위원 후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이현수, 윤창현, 최치훈, 이영호 이사 후보와 윤창현 감사위원 후보가 과거 삼성물산·제일모집 합병 계획 승인을 결의한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관주의 의무 수행에 대해 우려가 존재한다"며 반대 사유를 밝혔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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