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충 박멸은커녕 착한 벌레 잡는 논두렁 태우기
입력 2018-03-13 19:30  | 수정 2018-03-13 20:55
【 앵커멘트 】
겨울이 끝나가는 이맘때면 농촌에서 해충을 없애려고 논둑에 불을 놓죠.
하지만, 실제로는 역효과가 많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바짝 마른 논두렁에 불을 놓자 곧장 불길이 번져나갑니다.

영농철을 앞둔 요즘 농촌에선 해충을 없앤다며 논두렁 태우기가 한창입니다.

▶ 인터뷰 : 정철근 / 벼농사 농민
- "(논두렁에) 숨어 있는 해충이나 풀 제거를 위해 관행적으로 선조 때부터 내려왔습니다."

과연 기대하는 효과가 있을까?

논두렁에 어떤 벌레가 사는지 확인했더니, 해충은 거의 보이지 않고 거미처럼 농사에 도움을 주는 벌레만 가득합니다.

▶ 인터뷰 : 김광호 / 농촌진흥청 연구사
- "농민들이 논둑을 태우는 이유가 애멸구와 끝동매미충을 죽이기 위함인데 (해충은) 땅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요즘같이 건조한 날에는 불씨가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 붙어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올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12%가 논두렁을 태우다 일어났습니다.

▶ 인터뷰 : 이현창 / 전북소방본부 소방위
- "농촌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불이 났을 때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사례가 많습니다."

농사에 도움은커녕 피해가 더 큰 논두렁 태우기.


농민들의 인식 변화가 절실합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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