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루과이서 세계 최초로 법정 디지털 화폐 등장
입력 2017-11-14 15:15 

남미 우루과이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법정 디지털 화폐'가 등장했다.
13일(현지시간) 우루과이중앙은행(BCU)은 디지털 화폐를 시범 운용하는 '파일럿 플랜'을 6개월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지에서 중앙은행 등 정부 당국의 주도로 디지털 화폐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실용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CU는 파일럿 플랜 진행을 위해 현지 통화인 페소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 디지털 화폐 'e페소'를 2000만페소(약 7억6500만원) 규모로 발행했다.BCU는 희망자 1만명의 신청을 받아 e페소를 교환해주기로 했다. 반년동안 운영하면서 국민의 반응을 살펴본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페소 이용자들은 국영 통신사 안텔에 등록된 휴대전화번호로 잔고를 관리할 수 있다. 전화번호가 지갑 역할을 하는 것이다. 번호만 알면 e페소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공공요금 납부, 물품 구입 등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e페소는 거래 기록 추적이 가능해 탈세나 자금세탁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BCU는 e페소가 정보기술(IT) 기반의 디지털 형태의 화폐일 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와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점에서 중국 등 일부 지역에서 민간기업 주도로 이뤄지는 전자결제 서비스와 비교해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마리오 베르가라 BCU 총재는 "e페소는 중앙은행이 책임지고 발행하는 화폐"라며 "가상화폐와 달리 우루과이 페소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우루과이는 다른 나라보다 앞서 디지털 화폐 발행에 나서면서 실물 화폐 관리에 드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폴리머 지폐 발행을 앞두고 있는 BCU는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폴리머 지폐는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져 위조가 어렵고 내구성이 높지만 제조 단가가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르가라 총재는 "새 화폐의 인쇄, 유통, 배송시 경비 등 거액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