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업은행 '길거리 점포' 애물단지 전락
입력 2017-11-11 19:30  | 수정 2017-11-12 10:47
【 앵커멘트 】
기업은행이 공중전화 부스를 활용해서 만든 길거리 점포입니다.
전국적으로 천 개가 넘는데,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수천억 원의 돈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길거리 점포.

깔끔한 부스에 공중전화와 현금자동입출금기 등이 갖춰져 있습니다.

취재진이 30분 이상 지켜봤지만, 이용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양성우 / 서울 행당동
-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줄은 전혀 몰랐고, 그냥 공중전화 박스인 줄 알았어요."

▶ 스탠딩 : 정주영 / 기자
- "저는 지금 서울역 앞에 나와 있습니다. 유동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지만, 이곳 길거리 점포 역시 이렇게 텅텅 비어 있습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2011년부터 전국에 설치한 천 3백 개의 길거리 점포가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겁니다.

점포당 운영비는 매년 2천4백만 원 수준, 지금까지 확인된 적자만 천5백억 원에 이릅니다.

계약 기간인 2021년까지 700억 원대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철거하려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중소기업 지원에 쓰여야 할 돈이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조연행 / 금융소비자연맹 대표
- "쓸데없이 잉여 자원에다가 투자해 잘못된 걸 알았다면 즉시 정책을 변경한다든지 해야 하는데, 계속 방치하는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란이 일자 기업은행은 수수료 수익보다는 홍보 효과 등을 위해 만들었다고 해명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변성중·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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