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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뜨겁거나 더 뜨거워질…4대 스포츠 빅매치
입력 2017-03-21 06:31 
지난 시즌 KBO리그를 가장 뜨겁게 만들었던 매치 업은 롯데와 NC의 맞대결이었다. 1승15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거둔 롯데 입장에서는 올 시즌 NC전 성적이 특히나 중요하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프로야구(KBO리그), 프로축구(K리그 클래식), 프로농구(KBL), 프로배구(V리그)까지. 짧게는 수년부터 길게는 수십 년까지 이들 4대 프로스포츠는 한국 사회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인기와 관심이 높아지다 보니 그 사이 수많은 이야기거리도 만들어졌다. 특히 그 중 팬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라이벌, 혹은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일명 ‘빅매치로 불리는 경기들. 시즌에 앞서(야구-축구), 혹은 시즌 종료를 기념하며(농구-배구) 직전 시즌 가장 뜨거웠고 앞으로도 뜨거워질 매치 업을 살펴봤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계는 새로운 대결구도가 탄생해 팬들의 화제를 불러 모았다. 바로 NC와 롯데. NC가 15승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으나 결코 재미없지 않다. 그 자체가 스토리가 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NC에게 단 한 번 이기는데 그쳤다. 연패만 계산해도 무려 14연패. NC만 만나면 완전히 기가 죽었던 롯데는 시즌 막판 느그가 프로냐(너희가 프로냐)”라는 질타어린 플래카드를 든 팬들을 만나는 굴욕까지 경험했다. 결국 롯데는 시즌 끝날 때까지 NC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15패 중 절반만 챙겼어도 리그 순위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더불어 3년전 NC의 프로야구 입성을 가장 우려했던 롯데이기에 여러 가지 상황이 전부 머쓱하기 충분했다.
공교롭게 롯데는 이번 시즌 개막전부터 NC와 만난다. 지난 시즌과 달리 타선의 중량감을 더해줄 이대호가 팀에 합류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롯데는 올 시즌도 NC전에 약세를 면치 못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팬들 반응에 직면할 것이다. 이래저래 가장 뜨거운 낙동강 빅매치가 될 전망.
LG와 한화의 맞대결도 뜨거워질 매치업 중 하나다. 지난 시즌 사상 최초로 개막 후 이틀간 연장혈투를 펼쳤던 양 팀은 이후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LG는 크고 작은 부침 속에서 결국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내는 등 강팀으로 변모했지만 동력을 잃은 한화는 부진 속 김성근 감독의 투수 운용방식까지 도마에 오르며 힘겨운 한 시즌을 보냈다. 가을야구 진출도 실패했다. 김 감독은 시즌 내내 LG와의 개막 2연전 당시를 아쉬워했다.
양 팀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 맞붙으며 2경기 도합 35점의 난타전이 치렀다. 올 시즌 역시 뜨거운 혈투를 예고하기 충분했다.
그 밖에 FA로 서로 간 에이스급 투수가 맞바꿔진 LG(차우찬)-삼성(우규민)의 대결, 100억 타자 최형우(KIA)의 이적과 함께 만들어질 KIA-삼성전도 빅매치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의 라이벌이자 지난 시즌 관중동원 1,2위 팀 잠실라이벌 LG-두산전과 함께 신흥 더비매치로 성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통신사 라이벌 SK-kt간 일명 ‘더블유(W) 매치업도 흥미를 일으킨다.
K리그 전통의 라이벌전 슈퍼매치는 올 시즌 이상호의 이적으로 더욱 열기가 뜨거워졌다. 사진=MK스포츠 DB
축구에는 전통의 인기 매치업 슈퍼매치가 여전히 건재하다. K리그하면 아직도 슈퍼매치가 우선 떠올려진다. FC 서울과 수원 삼성의 맞대결을 일컫는 슈퍼매치는 올해까지 벌서 80번째 경기를 치렀다. 이미 자체브랜드화 된 슈퍼매치는 양 팀의 성적, 분위기 이 모든 것과 거의 무관하게 입지를 구축했다.
올 시즌 슈퍼매치는 여기에 더 많은 스토리가 담겨진다. 수원의 미드필더였던 이상호가 서울로 이적하는 일이 발생하며 양 팀 감정을 자극했다. 수원 팬들은 실망했고 서울 팬들 또한 그가 과거 서울을 조롱한 적이 있어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그런 진퇴양난 상황 속 이상호는 위축될 법 했지만 2017시즌 개막전 슈퍼매치서 후반전 서울의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드라마를 써냈다. 양 팀의 슈퍼매치가 올 시즌 더욱 뜨거워질 것이란 기대감을 안기기 충분한 첫 맞대결이었다.
V리그에서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클래식 라이벌전이 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양 팀은 전통의 라이벌로서 지난 수년간 프로배구사에서 가장 뜨겁고 열띤 경쟁을 펼쳐왔다. 양 팀의 대결이 펼쳐지는 천안 혹은 대전에서는 일찌감치 이를 의식한 마케팅과 행사가 열렸다. 마스코트 ‘몰리(현대) ‘팡이(삼성)도 덩달아 화제를 만든다.
다만 올 시즌 성적은 현대캐피탈이 앞섰다. 현대캐피탈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삼성화재는 창단 후 처음으로 봄 배구를 치르지 못하게 됐다.
지금은 서로간 유니폼을 맞바꿔입은 김영환(왼쪽)과 조성민. 당시 큰 후폭풍을 몰고 왔던 두 선수의 트레이드는 2월24일 양 팀의 맞대결을 기점으로 더욱 가열됐다. 사진=MK스포츠 DB
한창 막판 순위싸움이 치열한 프로농구는 지난 시즌 중반 들려온 한 건의 트레이드 소식이 농구계 전체를 발칵 뒤집었다. 부산 kt는 창원 LG에 조성민을 보내고 빅맨 김영환을 데려왔다. 문제는 조성민이 kt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는 점. 팀의 상징과도 같은 현재 진행 형 전설을 내쳤다는 이유로 kt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 트레이드는 후폭풍이 적지 않았는데 당시 리그 꼴찌였던 kt는 안팎으로 리더십이 흔들렸다. kt 측은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며 수습하려 애썼지만 성난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이적 속에서 LG로 떠난 조성민의 활약까지 더해지자 일의 파장은 더더욱 커져만 갔다.
이 자체만으로도 스토리가 가득했는데 지난달 24일 더욱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창원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 그간 트레이드의 당사자임에도 조성민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김영환이 경기 종료직전 제대로 폼도 갖추지 못하고 쏜 슛이 극적인 3점 버저비터로 이어져 LG의 믿기지 않는 역전승을 일궈냈다. 김영환은 포효했고 kt 벤치도, 이를 지켜본 팬들도 놀라게 만들었다.
김영환은 트레이드 이후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했는데 반면 사람들의 관심은 조성민에게만 쏠렸다. 이를 통쾌하게 날린 김영환의 펀치 한 방. 스토리, 배경, 극적임이 더해진 이번 시즌 프로농구서 가장 주목받았던 장면 중 하나다. 더불어 kt와 LG의 향후 구도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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