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클린턴-트럼프 '올랜도 참사' 공방…테러·총기 시각차 뚜렷
입력 2016-06-14 10:14 
클린턴 트럼프 올랜도/사진=MBN
클린턴-트럼프 '올랜도 참사' 공방…테러·총기 시각차 뚜렷



미국 민주·공화 양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발생한 '올랜도 테러'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급증하는 자생적 테러를 막기 위한 해법에서 총기 규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두 후보는 그동안 가지고 있던 입장을 미국 내 최악의 총격 사건을 계기로 재확인하면서 정면 충돌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한 연설을 통해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막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클린턴은 "올랜도 사건의 테러리스트는 죽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 "우리는 두 눈 똑바로 뜨고 굳건한 손과 흔들림 없는 의지로 그것(자생적 테러)을 무찔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은 미국과 유럽에서 급진화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이들을 뿌리 뽑기 위해 공적·사적 영역에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시리아 등에서 활개를 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연대 공습을 강화하는 것도 테러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랜도 총기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은 테러 직전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해 5월 텍사스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의 총기 테러 때도 'IS 충성 맹세'가 있었습니다.

클린턴은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물론 다른 무슬림 국가들이 "극단주의 조직에 대한 자국민의 자금 지원과 청년들을 극단주의로 이끄는 통로인 급진화 학교와 모스크를 지원하는 것을 진작 막았어야 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 등과 같은 트럼프의 대책은 "자유를 사랑하고 테러를 증오하는 대다수 무슬림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근본적인 처방책이 아니라고 꼬집었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클린턴의 비판에도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트럼프는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대(對) 테러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하며 테러관련국으로부터의 이민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방침을 공개했습니다.

트럼프는 "테러 위협을 끝내는 방법을 찾아낼 때까지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을 상대로 테러를 벌인 역사가 있는 지역으로부터 이민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랜도 테러범인 마틴을 거론하면서 "그 살인자가 미국에 있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우리가 그의 부모를 미국에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며 "이민자들의 신원이 적절하고 완벽하게 검증될 때 (입국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테러 대응 외에 총기규제를 놓고도 두 후보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습니다.

클린턴은 "전쟁무기가 거리에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며 살상무기에 대한 규제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올랜도 테러 등에서 AR-15 소총과 같은 살상무기가 사용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총기규제에 대한 강화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는 이에 "그녀(클린턴)는 미국인들로부터 총기를 빼앗아 우리를 학살하려는 자들에게 쥐여주려고 한다"며 미국인의 총기 소지를 옹호했습니다.

올랜도 테러가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만큼 성소수자 표심을 의식한 발언들도 있었습니다.

클린턴은 이번 테러가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를 겨냥한 편협한 사건이라고 언급하면서 "당신(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수많은 동맹군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도 "행동하는 도널드 트럼프와 말뿐인 힐러리 클린턴 가운데 누가 여성과 LGBT의 진정한 친구인지 잘 판단해보라"며 성소수자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트럼프의 연설이 애초 클린턴 부부의 스캔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계획됐다가 올랜도 테러로 바뀌었다면서 "총기와 게이 인권, 테러리즘 등 세 가지 뜨거운 이슈에 집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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