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짧은 치마는 문란?…여대 의상 규정 논란
입력 2014-09-28 15:26 
【 앵커멘트 】
숙명여대 총학생회가 축제 기간에 입을 수 있는 복장 규정을 마련했는데, 치마 길이와 심한 노출 등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성 상품화에 젖은 대학문화를 자정하겠다는 취지인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친구 얼굴에 물풍선을 던지거나 인간 두더지 게임을 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날립니다.


해가 지면 캠퍼스에 주점이 설치되고 축제 분위기는 무르익습니다.

주점마다 자극적인 문구와 공연으로 치열한 호객 행위가 벌어집니다.

여성 속옷인 가터벨트를 찬 가정부 그림을 이용한 홍보지부터 성적인 은유를 함축한 메뉴판까지.

노골적으로 성을 상품화한 축제로 변질될 우려가 일자,

축제 시작 전 숙명여대 학생회는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자며 복장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허벅지의 절반을 드러내는 치마는 금지.

만일 입으려면 속바지를 착용하도록 했습니다.

가슴골이 보이거나 속살이 비치는 의상은 물론이고, 옆트임이 있는 치마도 금지했습니다.

만일 어겼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이해가 간다는 반응의 학생들도 많지만,

▶ 인터뷰 : 숙명여대 학생
- "여대로써 많은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엄격한 규제를 한 것에 대해서 찬성을 하고요. 그렇게 다 가리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반면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김한민 / 대학생
- "저는 솔직히 문란하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그런 거 하나하나도 패션에 대한 자유가 될 수 있는데, 규제가 조금 심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여성의 짧은 치마가 문제될 수 있다는 사고방식 자체가 더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송인자 /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박사
-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걸로 보이긴 하지만 또 한편에서의 우려는 성범죄 안에서 피해자에게 원인이 있다는 ‘피해자 유발론으로…."

축제 문화를 자정하려는 취지에서 만들었지만, 좀 더 현실성있고 고민이 담긴 규정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 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김동욱 VJ
영상편집: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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