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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4차전] 고개 숙인 박석민…수비 ‘A’-공격 ‘F’
입력 2013-10-28 21:37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실책은 했지만 수비는 좋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공격이 안 좋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3루수 박석민이 고개를 숙였다. 1승이 급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실점은 줄였으나 득점은 늘리지 못했다. 삼성은 28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에게 1-2로 졌다.
변함없이 3루수 수비를 책임진 박석민은 4회 한 차례 실책을 범했으나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안정됐다. 타구를 정확하게 잡아, 재빠르게 동료에게 던져 병살 플레이를 만든 건 으뜸이었다.
삼성의 박석민은 28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과 4차전에서 철벽 수비를 과시했다. 4회 실책을 했지만 이후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사진(잠실)=한희재 기자
박석민은 4회 역적이 될 뻔 했다. 팀이 0-2로 뒤진 가운데 2사 1루에서 김재호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다리 사이로 빠트렸다. 바운드가 있었으나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삼성은 1,3루로 실점 위기로 몰렸다. 추가 실점이 나올 경우, 타선이 침체된 삼성으로선 추격하기가 버거울 수 있었다.
누구보다 심란했을 건 박석민이었다. 박석민은 곧바로 만회했다. 아니 그 이상을 했다. 이종욱의 땅볼을 잘 잡아 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고 5회와 6회에는 화려하게 빛났다. 1루에 주자가 나가있는 가운데 김현수와 손시헌의 강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그리고 재빨리 일어나 2루로 공을 던지면서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들어냈다. 박석민의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에 힘입어 삼성은 추가 실점을 막았다.
수비만 놓고 보면 실책이 있어도 ‘A 성적을 받을 만했다. 그러나 문제는 박석민은 타자로도 나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공격 점수는 ‘F였다.
삼성의 박석민은 28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과 4차전에서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 특히 3회 2사 만루 찬스를 놓치면서 역전승의 기회를 날렸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3차전에서 병살타 2개를 치긴 했어도 삼성 타자 가운데 가장 타격이 좋았던 박석민이다. 매 경기 안타를 때렸다. 11타수 4안타로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홈런도 쳤다. 그러나 시리즈의 승부처였던 4차전에서는 침묵했다. 채태인과 자리를 맞바꿔, 5번 타순에 배치된 박석민은 4타수 무안타로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 타선이 전체적으로 이재우와 핸킨스에게 농락당했던 터라, 박석민의 잘못으로 돌리긴 힘들다. 그러나 3회 기회를 놓친 건 뼈아팠고,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삼성은 3회 2사 이후 김태완 볼넷-채태인 안타-최형우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4차전에서 잡은 최고의 득점 찬스였다. 0-2로 뒤지고 있었지만, 안타 하나면 동점을 만들 수 있고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재우가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도 삼성에겐 좋은 징조였다.
하지만 박석민은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이재우가 2연속 볼을 던지면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지만, 너무 조급했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공에 잇달아 배트가 나갔다. 치지 않았으면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2B에서 2B2S가 됐고, 볼카운트의 유리함은 사라졌다. 그리고 박석민은 이재우의 스트라이크존 높게 날아온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삼진 아웃됐다.
삼성이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인 기회에서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박석민으로선 쉽게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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